화영(花影)

❚ "슬프도록 아름다운 순백의 로맨스…
신분의 벽을 뛰어 넘어 펼쳐지는 사랑과 증오, 배신과 화해의 드라마!"

열아홉 살 난 영의정 집안의 규수 서령은 비슷한 신분의 성하와 사랑하는 사이다. 그리고 서령을 남몰래 흠모하는 비천한 신분의 하진이 서령의 주위를 맴돈다. 어느 날 서령의 집안은 역적누명을 쓰고 몰락하고, 서령은 관비가 되고 만다. 그런데 그런 서령의 앞에 하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고, 서령은 하진이 벌이고 있는 엄청난 일을 눈치 채게 되는데…….



❚ "바람결에 하늘하늘 흩날리는 벚꽃과 같은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들의 애절한 독백들"

붉은 꽃잎 하나 하늘하늘 떨어지는 곳에는 그림자가 있다.
그 작고 옅은 그림자에 꽃향기가 배어있다.
그 향기에 취해 나는 화영(花影)마저 사랑한다.

서령-전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열아홉 양반집 규수에게 세상은 너무나 달콤했습니다. 그러나 열아홉 관비에게 세상은 너무나 잔인했습니다. 당신을 향한 꿈을 꾸고, 당신을 그리던 여인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진-기다리세요. 제가 되돌려놓겠습니다. 낭자(娘子)의 눈물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반드시 구해드리겠습니다.

성하-모두가 자신의 신분과 위치에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했을 뿐인데…… 미안합니다. 낭자, 저 세상은 낭자가 원하는 세상이길 바랍니다. 그 세상에서 우린 행복할 수 있겠지요.



❚ 본문 중에서

하진과 같이 살며 그녀는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자정이 넘어서면 그의 수하(手下)에 있는 남자들 네다섯 명이 어디론가 나갔다. 그리고 가끔은 상처를 입고 돌아오기도 하였다. 오늘도 수하를 이끌고 나가는 그를 그녀가 막아섰다.
“나, 오늘은 못 보네요!”
“아씨.”
그녀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그는 당혹스러워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인줄 아시나요? 하진, 오늘은 어느 대감을 노리죠?”
그녀의 말에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리고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아씨.”
“나 그대가 하는 일을 무턱대고 막고자 하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왜 그대가 이런 일을 해야만 하는 거죠?”
하얀 달빛이 두 사람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짧은 침묵이 감돌았다.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여인의 복수를 위해서입니다.”



❚ 최지빈 저/로맨스/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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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어플리케이션 북의 제작비용은 (주)다산북스(대표 김선식)가 지원했습니다.